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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속 법정의 옥의 티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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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속 법정의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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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미디어를 통해 빠르고 재미있게,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접할 수 있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법정 역시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소재입니다. 사람들은 낯설게만 느껴지는 법정에 대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법정의 분위기를 느끼게 됩니다. 법정영화 혹은 드라마의 제작자들도 이러한 점을 알고 현장의 현실감을 살리려고 노력합니다. 몇몇 제작진들은 촬영 전부터 각종 재판을 방청하며 법정을 취재하고, 대본을 쓸 때에도 현직 판사와 검사, 변호사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대본이 완성된 뒤에는 법조인들에게 감수를 받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드라마 ‘비밀의 숲’의 경우 검사실의 실제 책상 배치나 복도의 풍경 등이 실제와 비슷해 일선 검사들의 현실을 제대로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고,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도 법정의 분위기와 디테일을 잘 드러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는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실제 법정과 달리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모습을 그리는 경우도 많고, 이러한 장면들은 ‘옥의 티’로 종종 소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법정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중 실제 법정과 다른 ‘옥의 티’인 장면들을 소개하고 실제 법정은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법조인들이 가장 많이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옥의 티’로 꼽는 장면은 무엇일까요? 많은 법조인들은 영화나 드라마 속 ‘옥의 티’로 판사가 선고 후 법봉을 두드리는 장면을 꼽습니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인 ‘7번 방의 선물’, ‘도가니’, 그리고 유명세를 탔던 드라마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판사는 피고인을 향해 형을 선고한 다음 법봉을 세 번 두드리며 재판을 마무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관객들은 판사가 법봉을 두들기는 순간 피고인이 받게 된 형의 무게감을 실감하며 이로써 피고인의 운명이 결정된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판사가 법봉을 사용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실제 법정에는 법봉이 없습니다. 실제로는 판사가 형을 선고한 다음 그와 같은 형을 선고한 이유를 간략히 언급하며 해당 재판이 마무리될 뿐입니다. 이런 까닭에 재판에 참석해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접한 법봉과 그 소리를 듣지 못한 사람들은 법봉이 없다는 데 아쉬움을 표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법원에서 1966년 법봉 사용을 폐지한 이후 법봉이 사라졌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중국 등에서는 여전히 법봉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법봉은 옛날 서구권에서 의사 진행에 명확성을 기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옥의 티’가 나오는 드라마는 ‘비밀의 숲’입니다. ‘비밀의 숲’은 주로 형사소송을 다루는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비밀의 숲’에서는 법정에 선 검사가 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기소된 사람을 향해 ‘피고’라고 호칭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이 부분은 명백히 잘못된 ‘옥의 티’입니다. 검사는 그를 향해 ‘피고’가 아닌 ‘피고인’이라고 불렀어야 합니다.
    실제 피고와 피고인의 차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합니다. 비슷한 단어지만, ‘피고’는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사람을 일컫고, ‘피고인’은 형사소송에서 범죄를 저질렀음을 이유로 검사에 의해서 공소가 제기된 사람을 말합니다. ‘피고’와 ‘피고인’ 모두 다 재판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피고’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돈을 달라는 등의 이유로 민사소송을 하면 그 상대방이 되어 민사소송을 하게 되는 것이고, ‘피고인’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인해 검사로부터 기소되어 형사법정에 서게 된 사람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법정 영화나 드라마들은 실제 법정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중들은 종종 실제 법정에 대하여 잘못 알 수도 있어 영화나 드라마와 실제 법정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법정영화나 드라마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법정을 배경으로 펼쳐 나가면서, 우리에게 생소한 법적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고, 대중들이 멀게 느꼈던 법정을 익숙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법원과 국민 사이의 거리감을 줄이고 소통의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법정을 소재로 한 법정영화나 드라마의 발전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