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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퍼가 캘리그라피에게

2018-02-28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캘리그라퍼가 캘리그라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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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그라피는 참으로 급속도로 많은 성장을 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 시대의 흐름이 워낙  빠르게 지나가기에 한번 물살을 탄 컨텐츠가 이렇게 빨리 성장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하지만, 25년 가까이 붓을 잡아본 나로서는 그 현상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 붓과 화선지, 먹이라는 도구에 대한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붓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화선지가 좋은지 등을 질문해 오는 것을 보면 세상의 흐름이 참으로 기묘하기만 하다.
    누군가 세상의 흐름은 돌고 도는 것이라 했었다. 그토록 붓을 사용하는것이 당연시 되던 사회에서 세상의 흐름이라는 이름하에 그 명맥이 사라졌고, 그래도 근근히 그 끈을 이어온 붓의 새로운 탄생이 참 반갑기만 하다.
    그 배경에는 바로 우리 한글의 우수성이 자리매김 하고 있을 것이다. 나의 감정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수 있는 것이 글이기 때문이다. 그 글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갈수 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세대들이 감정을 표현하며 위로받을수 있다는 것이 한글과 붓이 만나 표현할수 있는 가장 좋은 그림이 되었던 것이다. 이미 캘리그라피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위로와 격려, 사랑, 희망 등을 함께 노래해 왔다. 이제는 우리가 캘리그라피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아야할 시기 이기도 하다.

 
 
 
    캘리그라피도 많은 시간의 흐름속에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담으며, 나이테 처럼 자신의 시간을 기록해 나갈수 있을까. 마지막 칼럼을 쓰면서 내가 가장 하고 싶을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캘리그라피는 이제 누군가의 친구에서 이제는 누군가의 가족이 되고 싶어한다. 함께 산 세월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이해 받으며, 그 순간은 가장 편안한 그 무엇이 되고 싶어한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그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다.
    캘리그라피를 단지 어떤 현상 정도로만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속에 항상 함께 하던 감성이 대한 것임을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숨기는 것이 미덕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의 마음속에 있던 것들이 하나 둘 표출되며 그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가는 현상이 바로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문자에 대한 호감을 주는 시기는 끝났다. 이제는 깊이를 논의할 시기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아름다운 한글을 가장 아름다운 꼴로 만들어야 할 시기이다. 단순한 디자인의 개념으로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캘리그라피를 어떤 상업적인 문자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함께 학문의 개념에서 아름다움을 찾을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캘리그라피 교육자의 몫이다. 가르침에 있어 책임을 생각할 수 있어여  한다. 가르치는 자신 스스로가 맞다고 생각하는 기준점이 있어야 하고,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력은 당연한 것이다. 가치지향점을 잘 파악할수 있을때 캘리그라피의 미래가 밝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캘리그라피가 참 좋다. 좋다라는 것에 어떤 이유는 없다. 하지만, 답답하고 미안한 마음까지 같이 든다.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정말 아름답고 고귀한 친구인데, 그 역할을 내가 얼마만큼 해줄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캘리그라피라는 것에 조금이라도 어떤 매력을 가질수 있었기에 저와 함께 호흡할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좋다는것엔 사랑한다는 것엔 노력과 희생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지켜가야 할 나의 시간이고, 나의 이야기가 될수 있다. 내가 그것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마음을 내어 놓고 싶다.
캘리그라피. 나의 캘리그라피, 나의 마음속에서 지속되어 지고, 모두의 생각속에서 기쁨의 시간이 되어질 그것이 비상할 시간들을 함께 음미해 보며, 그 발전을 함께 지켜보는 일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그 시간속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 모두의 노력속에 새로운 무엇인가에 도전할수 있는 그 길을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