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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데 이가 시큰…혹시 치아 크랙?
'치아균열증후군의 진단과 치료'

어느 날 밥을 먹는데 이가 시큰합니다. 처음에는 한두 번만 그러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집니다. 충치도 없고 잇몸질환도 없다는데 아픕니다. 엑스레이를 통해서도, 육안으로도 원인이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치아 크랙’, ‘치아 균열 증후군’입니다. 말 그대로 치아에 금이 가있는 것인데요. 오늘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많은 ‘치아 균열 증후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치아 균열 증후군이란?
치아는 여러 겹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중 제일 바깥쪽에 치아를 감싸고 있는 층이 법랑질인데요. 이는 사기그릇 같은 재질입니다. 단단하기에 치아를 보호해 주지만, 그릇처럼 오래 쓰거나 험하게 다루게 되면 미세한 금이 생깁니다.
우리는 매일 밥을 먹고 밥을 먹을 때 늘 치아를 씁니다. 게다가 한국의 음식은 깍두기나 건오징어처럼 질기고 딱딱한 음식이 많죠. 이러한 수십 년의 압력에 치아는, 버티다 조금씩 금이 가고 그 금이 점점 더 진행되어 증상을 보이는 것이 바로 ‘치아 균열 증후군’입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치과병원 양성은, 김신영 교수팀에 따르면 치아의 균열은 주로 어금니에 나타나며 연령별로는 50~59세에 호발하고, 남녀 차이는 없다고 했습니다.
치아에 금이 가면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주로 증상으로 나타나는데요. 찬 공기가 입안으로 들어오면서 치아가 시린 느낌부터 씹을 때 시큰한 느낌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잇몸질환이나 충치로 인한 통증과 구별이 쉽지 않은데 특별히 증상을 일으킬만한 요인이 없는데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아 균열 증후군으로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치아 균열을 방치할 경우
치아가 깨지는 치아 파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치수(신경)까지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켜 치아를 뽑게 될 수도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치아는 프리즘(prism)이라는 결을 따라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 결(프리즘)과 크랙의 선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방사선 사진에서도 많이 진행되기 전에는 잘 관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이 매우 어려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광조사기나 미세현미경 등을 이용하여 치아의 금이 간 부분을 체크하며, 균열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진단이 어려운 치아 균열,치료 시기가 중요
치아 균열 증후군은 크랙이 치아의 어디까지 진행이 되었는지와 환자가 느끼는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집니다. 크랙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증상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을 수 있어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은데요.
환자는 치아가 살짝 금이 간 정도로 생각하고 치과에 방문했으나 엑스레이 결과는 치아가 수직으로 파절되어 발치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반대로 크랙 라인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환자는 상당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진단도 치료도 힘든 질환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깨진 그릇은 다시 붙일 수 없는 것처럼 치아 역시 균열이 파절로 이어지게 되면 발치라는 좋지 않은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치아의 법랑질에만 금이 간 경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딱딱한 음식을 먹지 않거나 이갈이나 이를 꽉 무는 습관을 조절하는 정도로 지켜볼 수 있고, 환자가 불편함을 계속 호소하면 크라운 등으로 치아를 감싸 금이 더 벌어지지 않도록 치료해 줄 수 있습니다.
치아 균열로 인해 세균이 신경(치수)까지 침투했다면 신경치료 후 크라운 보철로 수복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더욱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데요. 신경치료한 치아는 수분이 줄어들어 푸석해지기 때문에 파절에 더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균열이 진행되어 치아의 파절이 일어나게 되면 파절선에 따라 치아의 예후가 달라지게 됩니다. 파절선이 뼈(치조골) 상방에 보이는 부분에 위치하게 되면 작게 분리된 조각을 제거하고 크라운 등으로 수복해 줍니다. 파절선이 치조골 하방에 위치하거나 파절이 치아의 깊은 부위까지 진행되었다면 신경치료를 해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발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어떤 치료를 하든 치아에 자극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치아의 피로도를 더 증가시켜 시간이 지나면서 파절에 대한 위험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이 심해지기 전 조기에 발견해서 생활습관 조절을 통해 그 균열이 진행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주는 것입니다. 특히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즐겨 먹거나 한 쪽으로 씹는 습관이 있거나 치아를 꽉 물고 있고, 이갈이가 있다면 식사습관을 고치고 스플린트 등의 구강 내 장치를 통해 치아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치아 상실이 많은데 보철을 하지 않아 남아 있는 치아에 힘을 몰리는 경우 크랙의 위험을 더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치아 상실 후 적절하게 임플란트 등을 통해 치아 보철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듯 우리 몸도 조금씩 변해갑니다. 그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고 젊었을 때처럼 하다가는 몸도 나도 무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치아는 내 몸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동반자입니다. 사기그릇을 갈고닦고 소중하게 여기듯 오랜 세월 내 입안에서 여러 영광의 흔적을 가진 치아를 소중하게 다루어주시는 것은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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